역대 가장 위험한 정글시리즈의 장소가 바로 툰드라가 아닐까 합니다. 가장 척박하고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서 오로지 북극해를 가기 위해 떠났던 김병만족은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해 깃발을 꼽기는 했지만, 그 과정은 정말 다큐가 따로 없는 거칠고 힘들고 눈물 나는 여정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툰트라 촬영은 유난히 사고가 많이 터졌는데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과 촬영으로 완벽한 대처를 하지 못한 제작진에게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정확한 지리적 파악 없이 무작정 행군을 떠났다가 광희가 부상을 당해 중간에 낙오하고 길을 잃어 촬영중단에까지 이르렀던 사건은 툰드라에서의 불길한 조짐이었습니다. 거기에다 다른 정글에서는 자급자족할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는 시베리아 툰드라 벌판에서 김병만족이 살아간다는 것은 혹독한 시련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발휘된 김병만의 리더쉽 덕분에 멤버들은 조금씩 버텨 나갔고 추운 강을 건너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사냥에 성공해 툰드라 닭으로 동료들의 따뜻한 배를 채워주는 감동의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김병만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신에게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대형사고였습니다. 이번 사고의 발단은 순록 썰매에 익숙지 못한 김병만 일행이 직접 순록 썰매를 몰고 떠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아무리 김병만이 순록 썰매 운전을 배웠다 해도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했기 때문에 사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김병만은 동생들을 모두 썰매에 태운 후 자신이 직접 걷다 운전한다를 반복하며 무리의 일행을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순록 썰매에 앉는다는 거니 방향을 잘 못 잡아 썰매 앞쪽으로 엉덩이가 빠져 버렸고 그래도 썰매 밑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이때 이태곤이 김병만을 보고 즉시 썰매를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발로 지탱하며 멈추려다가 네 마리 끄는 순록들의 힘에 못 이겨 그대로 함께 김병만과 빨려 들어가면서 대형사고가 터지고 만 것입니다. 순간 이 아찔한 사고 장면에 시청자도 경직될 수밖에 없었고 비명이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히 순록이 멈추었고 김병만은 몸집이 작았던 탓에 바로 순록 썰매 밑으로 통과되어 다치지는 않아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썰매가 멈추지 않았더라면 뒤에서 리키와 노우진을 끌던 순록의 발에 그대로 밟히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장면이었습니다. 이태곤도 다행히 발이 빨려 들어가면 몸 전체가 썰매 밑으로 들어갔지만, 썰매가 멈춰 무사히 다치지 않고 구조될 수가 있었는데 사고 후 인터뷰에서 그때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인터뷰에서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어떠한 조치도 없이 또다시 북극해를 향해 강행을 시도했습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제작진의 무리수였습니다. 김병만의 바로 전에 사고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리더이자 족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썰매에 동생들을 태우고 이끌며 물로 가득찬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의 깊은 늪지대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김병만은 굉장히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희생으로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는 길을 선택했고 그 선택으로 인한 후회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김병만을 지켜보던 이태곤은 걱정되어 "형 괜찮아? 추워서 안 될 텐데"라고 계속 질문을 던졌고 김병만도 내심 괜찮다고 했지만 추운 물속에 온몸이 들어갔다가 나와 젖은 상태라 빨리 조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제작진이 촬영에 욕심을 낼 것이 아니라 먼저 조처를 해주는 게 급선무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곧바로 다음 사고로 또 터지고 말았습니다. 썰매를 끌던 순록 한 마리의 뿔이 부러져 다치는 사고가 터지고 만 것입니다. 결국 악재가 겹치자 김병만은 결단을 내려 일행을 멈춰 세웠고 휴식을 결정함으로써 또 다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었습니다.

김병만족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북극해를 향해 달렸습니다. 그더라 순록들이 지쳐 더는 썰매가 갈 수 없게 되자 직접 발로 북극해까지 또다시 걸었고 결국 시베리아 땅끝 북극해에 도달하게 되는 기쁨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상상했던 북극해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얼음은 다 녹아 버리고 없었고 그저 황량한 바다만 보일 뿐이었으니까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예전보다 일찍 찾아와 버린 시베리아의 봄은 김병만족을 그렇게 허탈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동료들과 만들어 온 추억과 경험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것이었고 역대 최고 난이도를 자랑한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을 횡단해 북극해까지 도달한 여정과 기록은 그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대단한 로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베리아 땅끝에 정글의 깃발을 꼽고 뜨겁게 포옹을 하던 김병만, 리키김, 노우진, 이태곤의 모습은 정말 남자답고 멋졌고 이를 보던 시청자들도 눈시울이 불거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사냥으로 잡았던 새 한 마리를 다시 시베리아의 자연으로 품으로 돌려보내며 날리는 모습은 영화 속의 한 장면과도 같았습니다. 정말 모든 멤버들 고생했고 특히 김병만은 위대하다고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제작진도 이런 촬영을 하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했을 거라는 것을 알지만, 다음에는 제발 사전탐사 잘하고 안전대책을 강구해서 두 번 다시는 툰드라에서 벌어진 일들이 되풀이되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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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시퍼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