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10회에서 반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공민왕(류덕환)의 결단만 있었다면 반역이나 다름없는 언행을 일삼은 기철(유오성)을 얼마든지 처단할 수 있었고 최영(이민호)의 조언을 받아들였다면 바로 목을 쳤다면 수많은 인재들이 헛된 목숨을 잃지 않았을 테니까요. 더군다나 기철의 수하들이 모두 하나같이 흩어져 있는 상태에서 최영의 말대로 기철을 제거하고 뒤이어 수하들을 차례대로 제거했다면 10회의 허무한 결말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민왕은 결단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저 우유부단한 모습과 나약한 모습으로 일관하며 기철에 끌려가기만 했지요. 그리고 이런 모습은 초반부터 보여주었던 공민왕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비해서 비굴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적어도 왕이라면 그 순간에는 왕다운 결단을 내렸어야 했으니까요.

기철은 역사대로라면 분명히 반역을 꾀하다 이쯤에서 들켜서 죽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공민왕조차 그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리고 말았지요. 그렇다면 기철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요? 심지어 최영을 죽게 만드는 이성계마저 인질로 붙잡고 말입니다.

결국 "신의"에서 역사의 관점은 이미 꼬이기 시작하고 말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수(김희선)가 제멋대로 천기를 누설하고 고려에 벌어질 일들을 모두 떠들어 버렸으니까요. 기철의 수하인 천음자는 이런 내용을 그대로 기철에게 전해 주었고 기철은 부푼 꿈을 꾸게 되지요. 그리고 이로 인해 분명 기철은 역사와 다른 운명을 살아가며 조선이 아닌 또 다른 나라를 세우려 할지도 모릅니다.

은수는 이런 잘못된 역사의 뒤틀림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솔직히 가지고 있는 힘은 아무것도 없지요. 미래에서 오기는 했지만 은수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의학에 대한 기술과 과거의 사건을 알고 있다는 것뿐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자신 때문에 역사는 바뀌기 시작했고 죽어야 할 기철은 살고 최영과 공민왕까지 목숨이 위태로워진 것은 물론 이성계까지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바뀌어 버린 역사가 진실이 되기 전에 은수(김희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다시 미래로 넘어가 과거에 있는 자신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시대를 꼭 맞춰서 간다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기에 은수가 더 먼 과거로 넘어가 다이어리를 남겼고 그게 화타의 유물로 불리며 기철의 스승을 통해 기철에게 까지 전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은수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다이어리입니다. 장소는 이미 최영이 알고 있기에 좌표의 기록은 무의미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간과 날짜를 알려면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마지막 장에 또 다른 무언가 감춰진 기록이 남아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리에 떨어진 은수의 눈물 자국 부분에 나중에 희미한 글씨 일부분이 드러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기철은 공민왕을 협박해 노국공주까지 인질로 붙잡는 대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노국공주는 출산을 하다 난산으로 인해 숨을 거두게 된다는 점에서 기철에게 죽을 일은 없고 아직 그 시점도 아니지요. 다만 기철이 죽기 위해서는 또 다른 새로운 인물인 신돈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인데 과연 이 드라마에서 신돈까지 등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그렇게 되면 자칫 인물 구도가 너무 복잡해지고 공민왕과의 대결구도가 신돈으로 바껴 이야기의 구심점을 잃어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공민왕이 직접 기철을 죽이기 위해서는 노국공주의 부친인 위왕의 장례를 치를 때 신돈의 유인책에 넘어가 궁궐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장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어제 10회분에서 어쩔 수 없이 공민왕이 좋은 기회임에도 기철을 죽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드라마 "신의"에서는 신돈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그려 낼지 아니면 이미 은수로 인해 역사가 바뀌어 최영의 손에 기철이 죽는 시나리오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신의"의 내용은 은수가 어떠한 생각과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크게 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 드라마의 내용이 평행이론을 따른다면 또 다른 은수가 존재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멘탈 붕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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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시퍼나인